[Mr.마켓에게 길을 묻다⑥]박희정 키움證 리서치센터장, 20년 애널리스트의 '촉'…"FOMC 이후가 기회"

입력 2015-09-18 07:23  

[ 박희진 기자 ]
혼돈의 주식시장, 변덕스러운 Mr.마켓에게 길을 묻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리얼타임 증권전문 미디어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기자들이 한국증시의 대표적 마켓리더를 인터뷰해 지금의 위기를 진단하고, 향후 해법과 대응책을 모색하는 기사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은 상승장에 대한 '촉'이 좋다.

"하락장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이코노미스트(경제분석가)보다 늦게 상황을 반영해 종목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추죠. 하지만 개별 종목의 실적과 주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증시 반등 조짐은 더 빨리 읽어내는 편입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52·사진)은 국내 증시의 반등을 한 발 앞서 전망하고 있었다. 2개월 전까지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이자 음식료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7월부터 리서치센터를 지휘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 센터장은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에 가려 국내 기업들의 모멘텀(상승동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촉'을 가진 그에게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FOMC 이후 '역발상 투자' 나서야

박 센터장은 특히 내수주(株) 분석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1994년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서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로 기업분석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20년 넘게 음식료 유통 미디어 등 국내 내수 기업들을 뜯어봤다.

섹터 애널리스트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매크로(거시경제)에 적용하는 것이 박 센터장의 분석 스타일이다. 개별 종목의 정보를 기준으로 업종 및 경제로 관심 대상을 넓혀가는 바텀업(상향식 분석·bottom up) 방식이다.

그가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점진적인 반등을 예상하는 배경 중 하나도 국내 증시 대표주들의 실적과 주가다.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주가가 바닥을 찍었으며 실적은 연말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유가와 환율 흐름을 본다면 이들 기업의 실적은 점차 더 나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박 센터장의 시각이다.

"애널리스트가 실적 추정 시 고려하는 변수로 가격(P)과 Q(물량)이 있습니다. 가격 측면으로 보면 유가가 많이 내려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분명히 기여하는 바가 있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실적에 나타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 원화 약세 흐름도 국내 기업에 우호적이고요. 중국 경기 둔화로 물량 측면이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연말 쇼핑시즌도 다가오는 만큼 4분기부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올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이미 눈높이?많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4분기와 내년 실적 전망치라는 의견이다.

박 센터장은 하반기 국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변수로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해 왔다. 앞서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여부와 상관 없이 FOMC 이후 국내 증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시장 스트레스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회의 결과 여파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일시적으로 신흥국 중심으로 공포심리가 확대되면서 하락 압력이 커지겠지만, 시장은 점차 불확실성 제거와 미국 경기 회복이라는 호재에 반응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반대로 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면 12월 인상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반짝 안도랠리 이후 연말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박 센터장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가운데 9월 FOMC에서는 금리 동결이 결정됐다.

전날 미국중앙은행(Fed)은 최근 금융시장과 해외 경제 혼란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Fed는 성명서에서 "최근 세계 경기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을 다소 제한할 수 있다"며 "이는 단기적인 물가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 동결 소식에도 미국 증시는 단기 불확실성 확대 영향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 역시 연말까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 센터장은 이 시기에 과감히 시장에 진입하는 '역발상 투자'를 제안했다.

"코스피지수는 1800선을 위협받았던 지난달에 저점을 확인했다고 봅니다. 현재는 변동성을 보이면서 鄕÷?조금씩 높이고 있는 상황이고요. 일반적으로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평가) 측면에서 코스피 1900선 이하에서 주식을 사두면 손해는 안 보는 장입니다. 특히 장기 투자자라면 향후 변동성이 커진 틈을 타 싼 가격에 주식을 사뒀다가 기다리는 편을 권합니다."

◆외국인, 팔았던 '전차주(電車株)'로 다시 돌아올 것

박 센터장은 과거 위기와 비교해도 국내 및 글로벌 증시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제외해도 많은 국가들이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시장이 우려하는 원자재 가격 약세 영향도 시장마다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통화 긴축정책을 완만하게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현재의 통화 완화정책을 당분간 더 유지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죠. 지금처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 원자재 수출국들은 피해가 불가피한 반면 수입국들은 수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세계 경기가 예전처럼 한 번에 무너질 가능성은 적은 셈이죠."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위험자산 '완전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는 그래도 한 시름 놓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외국인이 완전히 국내 증시를 버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과거에는 위험자산을 무조건 다 버리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에는 신흥국 비중을 조절하는 수준인 것이죠. 국내 증시는 신흥국 중에서도 유동성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완전히 등을 돌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박 센터장의 관측대로 국내 증시에서는 벌써 외국인의 귀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온 외국인은 전날 이틀째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대비해 외국인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그동안 외국인이 많이 팔았던 종목들을 찾으면 투자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보통 유동성이 높아 사고 팔기 쉬운 시총상위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매매하기 때문에 앞으로 사들일 종목도 예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외국인 수급에 환율 효과까지 기대되는 자동차와 IT 업종에 대한 관심을 추천했다. 실제 최근 이틀동안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집중 매수한 종목도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등 '전(電)·차(車)' 관련주였다.

"외국인이 돌아온다면 그동안 많이 팔았던 자동차와 IT 업종의 비중을 다시 늘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환율 흐름도 전차주에 분명히 긍정적이고요.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이들 업종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만큼 매출 규모가 큰 미국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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